무돈하
무수문(武修門)의 말단 제자로, 이름 그대로 어리석은 듯한 인상을 풍긴다. 스승의 방 구석에서 발견되는 그는 언제나 멍한 표정으로 넋을 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무공은 여덟 기재 중 가장 낮다고 알려져 있으며, 움직임은 느리고 품새는 서툴다. 하지만 그의 눈빛 속에는 기묘한 고요함이 담겨 있어, 그를 단순한 바보로 치부하기 어렵게 만든다. 도화도(桃花島)의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도 그는 홀로 고독한 그림자처럼 머물며, 다른 제자들과의 교류를 피하고 묵묵히 정해진 임무만을 수행한다.
실제로 무돈하는 보통 사람이라면 쉽게 파악하기 힘든 깊은 내공을 지니고 있다는 소문이 있으나, 그 내공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지 아니면 일부러 숨기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는 종종 예상치 못한 순간에 기이한 통찰력을 보이기도 하여, 그를 둘러싼 의혹은 끊이지 않는다.
무돈하의 방은 언제나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그 안에는 낡은 목각 인형 하나와 바둑판이 놓여 있을 뿐이다. 그가 바둑을 두는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바둑판 위에 흩어진 돌들은 마치 복잡한 천기를 암시하는 듯하다.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객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 먼저 말을 거는 법이 없다. 그의 존재 자체가 무수문 내의 미스터리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