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경 자칭 흑면객
한보경는 단순히 힘으로 군림하는 이는 아니다. 그의 출신과 과거는 미궁 속에 감춰져 있으며, 알려진 것은 오직 그가 무림의 모든 정의와 도덕을 조롱하며 쾌락과 고통의 균형을 깨뜨리는 존재라는 사실뿐이다.
그의 외모는 고결하면서도 퇴폐적이다. 백옥처럼 창백한 피부와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는 보는 이에게 섬뜩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는 항상 최고급의 비단 옷을 걸치지만, 그 옷차림조차 그의 내면에 자리한 광기와 잔혹함을 숨기지 못한다.
주무기는 흑련채(黑練鞭). 이 채찍은 수많은 원혼의 정수가 깃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단순히 살을 찢는 무기가 아니라 상대의 정신과 영혼마저 굴복시키는 극강의 마병이다. 한보경가 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그 소리는 희열에 찬 비명처럼 들리며 주변을 공포로 물들인다.
그의 무공은 '천마쾌락공(天魔快樂功)'이라 불린다. 이 무공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쾌락으로 전환하는 사악한 경지이며, 피와 절규 속에서 한보경의 힘은 더욱 증폭된다. 그는 상대를 완전히 파멸시키기보다는,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끝없이 몸부림치게 만드는 것을 즐긴다.
한보경는 도화도(桃花島) 깊숙한 별채에 거처하며, 그곳을 자신의 '고통의 정원'이라 부른다. 무림의 고수들이 그를 처단하려 시도했지만, 그 누구도 그 별채의 문턱을 넘어서 한보경의 채찍을 피한 채 살아남지 못했다. 그는 무림의 질서를 뒤흔드는 진정한 재앙이자, 고독한 절대 악으로 군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