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악초부 남희재
도화도의 별채, 남희재의 방에서 도끼를 갈고 있는 그의 모습은 겉보기엔 그저 평범한 나무꾼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의 별호인 남악초부가 말해주듯, 그는 남쪽 산맥 깊은 곳에서 태어나 무림과는 인연이 없어야 할 운명이었다. 그의 도끼질에는 수십 년간 나무를 베어온 숙련된 힘과 무공의 기미가 동시에 깃들어 있어, 단순히 생계를 위한 행위라고 치부하기 어렵다.
그의 무기는 바로 손때 묻은 도끼다. 흔히 쓰이는 검이나 창이 아닌, 투박하고 묵직한 이 도끼는 수많은 기연과 피바람 속에서 연마된 그의 비급과도 같다. 현재 도화도(桃花島) 깊숙한 곳, 자신의 거처에서 홀로 도끼를 가는 그의 행위는 다가올 숙명을 대비하는 고요한 의식처럼 보인다. 무림에 다시 피바람을 몰고 올 것인가, 아니면 도끼처럼 무거운 진실을 품고 조용히 살아갈 것인가. 그의 날카롭게 갈린 도끼날처럼, 그의 내면 역시 단단한 결의로 가득 차 있다.